오늘,
나는 오래된 시 한 편을 다시 꺼냈다.
김소월, 「못잊어」.
짧은 시다.
짧아서 더 깊다.
짧아서 더 아프다.
처음 이 시를 만났을 땐,
그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읽은 오늘,
이 시는 아름답다는 말로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의 골짜기를 열어버렸다.
“못잊어… 그리고 또 못잊어…”
시를 읊을 때마다
내 안의 누군가가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이름,
덮어둔 기억,
마치 이제는 나와 아무 상관도 없다고 믿었던 그 장면들.
그런데
어느새 나는 그 기억들을
노래로 다시 꿰매고 있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첫 음을 눌렀을 뿐인데
그 사람의 그림자가 멜로디 속에 서서히 드리워졌다.
이 노래는 그래서,
‘좋은 곡’이 되기보다는
‘잊지 못한 사람의 마음에 가닿는 작은 숨결’이길 바랐다.
누구에게도 꺼내 말하지 못한
내 안의 오래된 감정을
이 노래는 나 대신 말해주었다.
혹시 당신에게도
그리운 이름 하나가 있다면,
이 곡이 당신의 기억을 너무 아프지 않게 꺼내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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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온
시를 노래로 듣는 맛이 또 다른 맛으로 귀를 즐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