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파 스파 경험 단상

킹스파에서의 하루, 첫 방문의 단상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뉴저지에 있는 킹스파에 다녀왔다. 이번 방문은 아들의 선물 덕분이었다. 큐폰을 끊어줘서 아들과 아내, 나 이렇게 셋이 함께 가게 되었다. 출발은 플러싱 노던 150가 HY마트 앞에서 시작되었다. 셔틀버스를 탔는데, 겉보기에는 꽤 새 차였다.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예상 밖의 상황. 차가 덜컹덜컹, 충격이 엉덩이를 맹렬히 공격한다. 오래간만에 셔틀을 타는 기대감도 잠시, 엉덩이와 허리의 항의가 시작되었다. 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마디로 셔틀버스는 “에이구”를 외칠 수준이었다. 엉덩이를 너무 막 대하네, ㅠㅠ

킹스파에 도착했을 때 첫 인상은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내가 상상했던 대규모의 화려한 시설보다는 작은 공중탕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체험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우선 온탕에 몸을 담갔는데, 이건 온탕이 아니라 ‘열탕’이었다. 물이 어찌나 뜨거운지 발끝부터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간신히 허리를 담그고, 그러고 나서야 전신을 담글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너무 뜨거워서 견디 못하고 탈출하고 말았다.

그다음에는 냉탕으로 직행했다. 시원하게 몸을 식힐 생각에 풍덩 들어갔지만, 몇 초 만에 다시 탈출하고 말았다. 차가운 물이 내 심장을 얼려버리는 것 같았다. 따뜻한 온탕과는 정반대로, 냉탕은 내게는 너무 차가웠다. 옆에 보니 증기실이 있다. 증기실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고혈압 경향이 있어 포기해야 했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킹스파 처음 와서 해본 체험은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뭐든지 익숙해져야 맛을 아는건 스파도 같을 듯하다.

목욕을 마치고 나서 아들과 함께 장기 한판을 두었다. 사실 장기를 둔 게 몇십 년 만인지 모르겠다. 아들과의 대국에서 졌지만, 즐거움만큼은 승리한 듯했다. 자그마한 판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수를 읽는 시간이 참 좋았다. 그리고 나서 식당으로 이동했다. 기대 없이 들어간 식당은 의외로 훌륭했다. 아내와 아들은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극찬했다, 나 역시 찐 공감했다. 음식의 맛과 분위기가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식당과 라운지의 인테리어도 럭셔리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스파

식사를 마친 뒤, 소파에 앉아 잠시 쉬다가 그대로 낮잠이 들어버렸다. 이게 바로 킹스파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낮잠을 자고 나니 몸도 마음도 풀리고, 모든 불편함이 잊혀졌다. 럭셔리한 소파와 휴식용 침대, 장기와 바둑을 둘 수 있는 테이블, 그리고 노트북까지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 이곳은 단순히 몸을 씻는 곳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동시에 쉬게 해주는 힐링 공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의 매력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물론 셔틀버스의 불편함과 약간의 거리감은 단점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쯤 이런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와도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5점 만점에 4.5점을 주고 싶다.

그러나 한 가지 팁을 전하고 싶다. 만약 킹스파에 갈 계획이 있다면, 티켓을 두 장 인쇄해서 가져가길 추천한다. 한 장은 셔틀버스 기사님께 드려야 하고, 나머지 한 장은 스파 입장 시 필요하다. 우리는 이 점을 몰라 입구에서 캐셔와 확인하느라 시간을 꽤 지체해야 했다.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일요일임에도 한국인보다 타인종 방문객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스파 문화가 이제는 국제적인 트렌드가 된 듯하다. 킹스파의 인기가 이곳 뉴저지에서 다양한 인종에게까지 퍼져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쉽게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새긴 이 경험은 사진 이상으로 생생하다. 마지막으로, 셔틀버스 시간은 가기 전에 반드시 전화로 확인하길 권한다. 그날의 불편함은 이 작은 확인만으로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발견한 특별한 경험처럼, 킹스파는 내게 그렇게 남을 것이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했던 하루. 이것이 바로 킹스파에서의 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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